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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발달장애인과 부모들 제발 좀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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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15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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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발달장애인과 부모들 제발 좀 살려주세요”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리민복을 위해 지구촌을 누비며 대한민국을 세일하는 대통령님께 경의를 표하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저는 서울시에 거주하며 1급 자폐성 장애인(발달장애인)을 38년째 돌보고 있는 70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장애인과 장애인 부모로 산다는 건 지옥보다 더 극심한 고통이라는 건, 이미 발달장애인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거나 동반자살한 사건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장애인 자녀 양육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자녀와 부모가 희망이 없는 삶을 살아가며 육신이 서서히 죽어가는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을 대통령님께서 살려 주실 것을 간곡히 청원하며 처한 현실을 열거하오니 이를 개선해 제발 좀 살려 주시기 바랍니다.

특수교육=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은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특수학교가 부족해 학령기 장애인이 집 가까운 곳의 특수학교에 배정받지 못하고, 자동차로 30분~1시간 이상의 통학 고통을 감내하는 특수학교에 배정받거나, 아예 배정받지 못해 400여 명 이상이 입학을 유예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특수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장애인은 특수학급에 배정돼야 하지만, 특수학급도 부족해 먼 거리에 배정돼 부모가 자동차로 등‧하교 시키는 현실입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시‧도교육청은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 예산을 적립하고 있으면서도 특수학교를 신설할 계획이 전혀 없고, 장애인 학생들은 의무교육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의무교육은 국가의 책무임에도 국가가 책무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대도시에서 특수학교 부지를 구하기 어려우면 지방은 물론 이미 서울에도 학생 수 감소로 폐교가 증가하고 있는데, 폐교를 특수학교로 전환해 특수학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인과 부모들의 장거리 통학을 해결할 수 있는데, 서울시장은 교육감에게 코로나 이후 늘어나는 외국 관광객, 특히 유커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전환하자고 제안해 장애인 부모들을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2022년도에 17개 시‧도 교육청이 집행하지 않은 예산이 7조 5천억 원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시‧도교육청이 흥청망청 집행하고도 남는 예산의 극히 일부만 특수학교 신설에 사용한다면, 특수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거나 장거리 통학 고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교육청은 전혀 관심이 없으니 교육부가 나서서 국립 특수학교를 신설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장애인과 부모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계속 증가하는 교육세 교부금을 대학에 지원하거나, 저출산 정책에 지원한다고 하면서 왜 특수학교 신설에는 침묵하며 장애인 부모들을 죽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수요 예측이 빗나가 신설된 학교에 학생이 부족해 학교가 텅텅 비었다는 언론의 보도는 부모들의 분노 게이지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학교는 계속 신설하면서 왜 부족한 특수학교 신설은 계획조차 없으며, 이미 10여 년 전에 부지를 확보하고도 반대하는 주민들 눈치 보면서 방치 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장애인과 장애인 부모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부모들도 세금도 납부하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도, 왜 우리 자녀들은 차별 받아야 합니까? 하루빨리 장애인들이 집 가까운 특수학교에 통학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복지 중 활동지원=장애인 자녀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어머니가 직장을 그만두고 자녀 돌봄과 재활치료를 하게 되고, 맞벌이로도 벅찬 가계 유지에 아버지 혼자 수입으로는 가정 경제에 큰 타격이 옵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큰 고통은 자녀 재활치료비 부담과 돌봄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장애인 부모가 아니면 그 강도를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자녀가 장애인 판정을 받는 순간부터 어머니의 사생활은 사라지고, 가족들의 고통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으며, 심지어 가정파탄과 가족해체로 어어 지기도 합니다.

고맙게도 정부에서는 장애인 부모들을 위해 활동지원제도를 도입해 활동 지원사를 원하면 부모의 신청을 받아 파견하는데, 이 제도가 장애인과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고, 활동지원사를 원해도 지원받지 못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장애인과 부모보다는 활동지원사인 비장애인들의 소득원으로 전락했다는 비극입니다.

저도 아들을 집에서 4Km 거리의 주간보호시설에 보내고 있는데, 고령으로 힘에 부쳐 아들을 등‧하원 시킬 활동지원사를 2023년 4월에 신청했는데 지금까지 전혀 연락이 없습니다. 돌보기 힘들거나 중학생 이상의 발달장애인은 활동지원사가 아예 맡지 않으려고 하고, 배정된 시간이 적은 장애인도 밥벌이가 안 된다고 활동 지원사들이 기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가족이 활동 지원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몇 년 전부터 보건복지부에 요청했지만 자신들의 수익과 직결되는 활동지원사 파견기관과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고 자기결정권 및 자립생활을 침해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복지부가 반대하고 있으며, 20대 국회에서 당시 여당 의원이 ‘가족 활동 지원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복지부 반대와 동료 의원들의 비협조로 상임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활동 지원사 신청한 지 1년, 2년이 지나도 파견받지 못했다는데, 활동지원사를 파견받지 못하는 가정이라도 가족 활동 지원은 허용돼야 하며, 자녀 장애로 경제적 타격을 입는 가정에 가족 활동 지원으로 소득이 조금이라도 증대되게 해야 합니다.

장애인 복지 중 거주시설과 이용시설=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은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혼자 살아갈 수가 없어 거주시설에 가야 합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과 무관한 장애인단체들이 ‘탈시설’을 주장하면서 복지부가 신규 거주시설 허가도 중단하고, 탈시설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거주시설 입주를 사실상 봉쇄해 70대 이상 고령자들이 장애인 자녀 돌봄 능력이 상실돼도 입주시키지 못하고, 또 부모들이 사망해도 갈 곳이 없습니다. 얼마 전 부모가 사망하고 갈 곳 없는 발달장애인을 이모가 돌봤는데, 이모가 사망하자 돌봄 받지 못하고 이모 시신 곁에서 죽어가던 장애인이 극적으로 구조된 사건이 이를 증명합니다.

발달장애인은 95% 이상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없는 데도 자립시키라는 집단의 무대책을 수용한 복지부는 즉각 신규 거주시설을 허용해야 합니다. 거주시설을 원하면 거주시설에 보내고, 자립을 원하면 탈시설로 자립을 도우면 되는데, 자립 능력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데도 강제 탈시설은 안 됩니다.

이용시설이 절대 부족해 이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장애인들을 전원 수용할 수 있게 영세한 비영리 법인이 이용시설을 설치하면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현행 제도에서 벗어나, 기초와 광역자치단체가 부족한 이용시설을 설치하고, 부모들의 이용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용료 납부를 면제해야 합니다. 저도 가까운 곳에 주간보호시설이 없어 4Km나 떨어진 시설에 아침, 저녁 등‧하원 시키는 게 너무 벅차고 고령으로 운전면허를 반납하고 싶어도 아들 등‧하원 때문에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급여=정부는 2024년 0세는 월 100만 원, 1세는 월 50만 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합니다.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해 당연히 정부가 육아를 도와야지요. 그런데 영아들 보다 돌보기가 수천 배는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장애인 부모들에게는 왜 부모급여를 지급해, 자녀 돌봄에 전념하느라 직장을 갖지 못하는 어머니들을 위한 소득보전을 외면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 부모들에게도 자녀 연령에 관계없이 부모급여를 지급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활치료, 병원 이용=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들에게 재활치료는 생명과 같습니다. 어릴 때 재활치료를 통해 일부라도 호전되면 성인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장애인 복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음에도, 재활치료 시설 부족과 고가의 치료비 때문에 엄두도 못 내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더구나 지방에는 시설이 더 부족해 엄마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해 몇 시간씩 운전해 서울로 치료를 받으러 오고, 그나마 시설이 부족해 재활 치료를 받고 싶어도 못 받는 실정입니다.

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들은 행동특성으로 인해 감기 등 가벼운 질병에도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하거나 진료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장애인주치의제도를 시행하겠다고 20년 전부터 외치고 있지만, 시범사업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부모들은 내용을 모르고 있습니다.

특히 치과 진료는 거부하는 곳이 많으며, 제 아들은 치아 두 개 임플란트 심는데 전신마취를 두 번이나 하고, 마취료는 건강보험 비급여라 임플란트 두 개에 수백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정부는 최소한 시‧도청 소재지에 장애인 전담 재활치료 병원 한 곳 이상 건립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오지 않아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장애인 전용 치과를 대도시에는 구 단위에 한 곳이상, 중소도시에도 한 곳이상 지자체가 건립해 가까운 치과에서 치료받게 하고, 고가의 마취료도 건강보험 급여가 되게 해 주십시오.

대통령님, 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 부모가 동반자살을 해도 정부는 그 이유조차 알려고 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습니다. 자녀 돌봄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를 도입할 텐데, 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정책을 주도하기 때문에 동반자살은 끊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을 도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런 제안을 드립니다.

대통령, 국무총리, 기초,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장애인 업무와 관련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교육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취임과 동시에 발달(중증, 중복) 장애인과 주말에 1박 2일 전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과 부모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 정책에 반영한다면, 장애인 복지 예산을 적소에 투입해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고령으로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다른 자식도 없으니, 우리가 죽고 나면 아들이 어디서 하루 세끼 따뜻한 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을지, 겨울에 따뜻한 잠자리라도 얻어 잘 수 있을지, 굶어 죽거나 얼어 죽지나 않을지, 우리가 죽으면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으니 우리 시신 곁에서 함께 굶어 죽지나 않을지 걱정돼 잠 못 이루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만의 걱정이 아니고 이 땅의 모든 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 부모들의 걱정입니다. 우리는 자식 때문에 죽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자식이 죽을 때까지 살다가, 자식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가는 것이 소원입니다.

이 나라 장애인 복지가 부모들이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면 우리도 죽을 때 안심하고 눈을 감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복지 제도가 우리들을 더 슬프게 합니다. 제발 장애인 부모들의 이런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십시오.

대통령께서는 취임 후 약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셨고, 2024년 신년사에서도 “경제 회복 온기가 취약 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에 발달(중증, 중복) 장애인과 그 부모들 보다 취약하고 약자인 계층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도와주십시오. 우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조금만 도와주면 동반자살하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장애인 자식과 죽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도 불쌍한 자식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행복 하게 살고 싶습니다. 우리에게도 행복추구권을 주십시오.

대통령님께서 제발 좀 살려 주세요! 청원이 아니라 절규하고 있습니다. 부디 이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간절히 외칩니다.

*이글은 권유상 전 한국장애인부모회 사무처장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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